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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7/24 16:45:05
Name Judas Pain
Subject 마재윤, 김준영 그리고 3해처리-하이브 운영
+경기에 대한 생각을 스타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편하게 주고받고 싶어 쓴것이라 구어체와 비속어 투의 글입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우선, 다음스타리그에서 우승한 김준영에게 축하인사를 건네는게 도리겠지
정말 축하해, 준영아 내가 본 저테전 결승중에서 신한3차 결승과 함께 가장 통쾌했던 경기였어
(물론 5전제를 다 포함하라면 질레트 4강 박성준vs최연성전을 빼놓을 수 없지, 그건 스타를 그만둬도 평생 함께갈 기억이다.)
이 바닥에서 가장 좋은 마케팅은, 신선한 광고도 화려한 오프닝도 네임밸류 넘치는 스타선수도 아니고 좋은 경기력과 명승부 그 자체란걸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것도 포함해서 말야


오늘은 외도를 좀 해볼까 해
알사람은 뭐 알겠지만 난 토스유저고 토스빠야
나에게 원래 저그란 플저전을 익히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배워야 하는 종족일 뿐이었었어
(다만 테란과 늘 치고박는다는 점에서 테란이 득세할때는 적보단 아군에 가까웠지)


그래서 저그는 사실 잘 몰라
저그에게 흥미를 가지고 제대로 이해할려고 노력한게 박태민이 등장하고 그뒤 마재윤이 사이언배에서 최연성을 5:0으로 이긴 후 부터였으니까
저그에 대해서 내가 말할 수 있는거라곤 최근에 들어 발전한 3해처리-하이브 운영을 하는 저그들과 그 출발점이 되는 저그들뿐이야
(솔직히 저그는 아래서 말할 두명 빼고는 다 똑같애 보였었어, 저글링 나오고 뮤탈나오거나 럴커나오고 간간히 가디언 띄우고 울트라 뜨고),
과거의 공격형 저그에 대해선 홍진호의 폭풍 스타일식 저그 이해가 가난해도 풍족한 병력 회전율과 영리한 플레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과
박성준 역시 병력 회전율에 기반을 두고 있되 공격적인 운영으로 해처리를 늘려나갈 줄 알고 한번에 게임을 끝내는 타이밍을 잡으려 한다는것이 내가 아는 전부야.


입스타에서 모자르고 틀리는 부분들은 저그를 잘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태클을 걸어 주기를 부탁하며 이야기를 시작할까해



내가 기억하기론 단순하게 해처리 여기저기 많이 피고 많이 뽑고 힘싸움 하는 그런 저그 말고
전략적으로 후반을 도모하면서 하이브 이후의 파워를 처음으로 보여준 저그는 조용호였어.
믿을 사람은 믿고 안믿을 사람은 안믿겠지만, 2002년 즈음해서 윤열이 빼고는 테란중에 조용호의 적이 없었던걸로 기억해
(양대 결승 올라가서 조용호를 바른게 윤열이, OSL 3:0과 달리 KPGA에선 3:2로 꽤 팽팽한 승부였어)
그때는 3해처리나 뮤탈뭉치기나 교묘한 운영으로 시간 끌면서 하이브 최적화가 안된 시기였는데도
조용호는 참고 참으면서 기어코 하이브가서 울링을 보여주더라고
요환이형이 본좌에 올라갈 시절의 저그전 연습파트너가 조용호였는데 한 인터뷰에서 가장 강한 저그는 조용호라고 생각한다며 얘기한 적이 있지
다들 알다시피 요환이형의 저그 흔들기는 예나 지금이나 저그에겐 짜증 그자체였고
조용호는 드랍쉽과 마린컨트롤과 얍삽한 전략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기어코 하이브를 가서 종종 이겼던 모양이야
그게 조용호식 인내저그의 출발점이었을테지. 지금도 보면 경기가 시나리오대로 안풀리면 조용호는 죽어라 인내하면서 이기더군


현재에 내가 보는 바로는 조용호는 테란전에서 가장 다양한 패턴의 경기양상을 보여주는 저그가 되어있는것 같아
시나리오라고 해야 하나? 여러 정형화 된 패턴을 맵에 따라 정말 다르게 사용해서 경기하더라(아이러니칼 하게도 승률은 옛날보다 더 낮지만)
경락맛사지 흔들기도 본적있고, 폭풍류 몰아치기도 본적있고, 히드라퀸도 본적있고,폭탄드랍류도 본적있고,온리뮤탈과 히드라 가디언도 본적 있어
(가장 충격적인것 5드론 하고 후반운영해서 이기기... 생각해보면 저플전에서도 9드론하고도 부자저그 됐던게 조용호였지, 어떻게 가능하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이리저리 해서 자기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해서 이긴다는 시나리오가 항상 있더라구
대신 조용호가 강할때는 맵에서 플레이하는 테란의 패턴이 획일화&고정화 된 때여야만 하는것 같아.
러쉬아워 태란전하는 조용호는 마재윤과 맞먹는 운영을 보여줬는데, 당시 다른 신규맵에서의 테란전은 OME도 많았거든
그러니까 전성기 이후에 한계에 부딪히면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조용호는 엄청난 연습과 연구를 해왔던 거야



전성기 때 저저전 최강자니, 플토에게 1년에 2번 진다느니, 테란전도 강하다느니 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전성기 지나서 이런저런 패턴을 정립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경력이 긴 저그유저들 치고 조용호를 낮게 보는 사람은 본적이 없어
(플토유저 입장에서는 ㅋㅐ사기 소울류 저그를 여기저기 퍼뜨려서 정말 플토를 먹는걸로 만들었던 놈이라는건 확실히 기억한다-_-+...)


조용호가 정확히 어떤 가치를 지닌 저그인지는 저그유저들이 더 확실히 알고 있겠지
다만 내가 보기에, 현재 보여지는 시나리오가 명확한 후반운영형 저그들은 조용호의 마인드에서 커져나온거라는것 같단 거야.



당골왕-아이웁스 시절에 저그에게 운영이라는 화두를 다시 일깨운것으로 종종 화자되는 박태민은(이젠 화자 안되나?)
현재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전략적이라 전성기랑 많이 다른것 같아서 조금 헷갈리기는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상대를 분석한 심리적인 속임수라든지 병력을 뺑뺑이 돌려서 싸울듯 말듯 시간 끄는것 비슷한것 같아.
시간 잘끌어서 병력이나 드론이나 테크나 멀티는 확보를 잘했는데, 정작 대규모 힘싸움은 못했던 걸로 기억하고 그게 박태민의 한계였던것 같애
최연성한테 전적이 나쁜것도 그런이유인듯 싶고, 벙커링&더블컴-3햇 강제맵 이후 2해처리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박태민도 몰락.
결국 저그의 라바관리 및 운영의 핵심은 시간을 질질 끄는데 있다는게 운신 시절 박태민이 저그에게 남긴 유산인것 같아
어떻게 보자면 박태민의 세팅은 그냥 컨셉이나 악취미가 아니라 태민이 그 자신일지도 몰라(좋게 보자면 치밀하고 인텔리젠트한 면도 포함해서 말야) 여하튼 당골왕 시절의 박태민에겐 날카롭게 서있는 뭔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풍겼었어, 지금은 완전히 코믹이지만





흥미로운 선수들에 말하다보니 너무 길어져 버렸네, 자 이제 드디어 본론이야.


마재윤 이후 테란전 3해처리-하이브 운영이 일반화 되면서 저그에게도 드디어 양산형이 등장했지. ㄲㄲㄲ
하지만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3해처리-하이브 저그들은 대략 3명으로 좁혀져.


크레이지 히드라-교촌 디파일러의 박명수
풀업된 관대한 울트라와 정석 대파일러의 김준영
그리고 마봉자겸 마막장 마재윤




안타깝지만 박명수는 신한 1차 OSL 16강에서 무개념 테란이었던 염보성을 겁먹게 만들어 물량 잘뽑고 운영 좋은 평범한 테란이 되게끔
싹을 밟아버린 크레이지 모드 박명수의 경기말고는 인상적으로 본 경기가 몇 없어서 나로선 뭐라 언급하기가 어려워


다만 레어에서 하이브로 가는 과정이 좀 불안정하고 하이브 상태에서 히럴과 양념치킨 전문 디파일러의 정면 전투력으로 먹고 산다는것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야, 박명수에 대해선 다른 누군가가 애기를 해주길 부탁할게




그리고 마재윤, 이분은 말이 필요없지 테란의 시대를 종식시키고 얼마전까진 악질 토스 인종차별주의자로 악명이 높았던 저그
마재윤을 처음 보았을 당시부터 느낀 필이 너무나 대단해서 뭐부터 설명해야 될지 감이 안잡힌다.


저그유저들에게 7일천하와 그 MSL의 제왕 시절의 마재윤은 아마 신에 가까운 경외감을 주게했을거라 짐작해
자랑도 안되겠지만, 난 마재윤이 사이언배 때부터 시대를 제패할만한 거물이 될거라고 예감했어.


당시 내가 보는 마재윤은 박태민에게 영향을 받고 3해처리 빌드를 무기삼아 역대 가장 뛰어난 후반 경기력을 가진 저그였는데
그게 당시 내가 마재윤을 이해할 수 있는 한계였지. 다만 이전까지완 뭔가 틀린 넘이다란 생각만은 분명했어.



박태민에게 영향을 받았다는건 반만 맞는 개소리고 세간에 알려진 제자와 사부의 관계라기 보다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파트너에 가까워, 점차 노련해진 연승저그 이전의 아주 오래전 WCG 우승 이후의 박태민은 홍진호를 동경한 공격적인 저그였고 황새 따라갈려다 다리 찢어져서 테란전 승률이 매우 저조했지. 박태민이 종족을 테란으로 전향하려 했다는게 아마 그 시기 쯤일거야
반면 마재윤은 매니아들의 말에 따르면 장기전은 신인 때부터 굉장했데 다만 초중반이 약했고 지나치게 수비적인 저그였다는군.
GO팀에서 두 저그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 모자른 부분을 충족했고, 노련하고 경험이 많았던 박태민이 먼저 빛을 본거야.
운신 시절의 박태민도 생각해보면 확신이 있다 싶을땐, 여전히 지나치게 공격하고 올인해, 당골왕 결승때 루나에서 윤열이 상대로 4햇 몰아친것도 그렇고. 생각해 보면 둘 사이는 사제지간이나 단순한 선후배보다 더 깊지, 얼마전 자신의 전철을 밟아 테란으로 외도한 마재윤에게 보여준 박태민의 각성모드는 단순한 자존심 이상의 무언가를 자극했을리는 없고 결국 자존심 문제겠지만 그 이면에는 저그를 정상으로 이끈 자신들에 대한 프라이드도 포함된다고 봐. 미완성의 괴물이었던 마재윤에게 영감을 받은면이 있다 해도, 숨고르기 위해 시간 질질 끄는 마인드는 박태민의 오리지날리티에서 발전된건 분명하지 않나 싶다.



3해처리빌드- 다수 라바-> 발업저글링 활용->늦은 레어->뮤탈 뭉치기 뮤짤-럴커 황용->빠른 하이브(잔여 뮤탈은 가디언)는 사실상 마재윤이 정립한 빌드고
이전까지 존재했던 3해처리와 마재윤 이후의 3해처리는 참 많이 다른것 같아.
마재윤이 뜨기 시작할때쯤이 저그에게 3햇을 강요해서 2햇을 주력으로 하던 저그들이 죽어나던 시절이었거든.
난 로템세대였기 때문에 3햇하던 저그를 로템 12에서 자주 보긴 했는데 그들 말로는 어쩔 수 없이 한다고 하더군.
당시 저그들의 마인드도 비슷했던것 같아. 한가지 간과한게 있다면 로템에서의 3햇이 불안정했던건 앞마당 언덕의 존재였다는 거지.
결과적으로 마재윤은 3햇 강제맵을 저그맵으로 만들었어 마카디아 다들알지?
당시 내가 마재윤을 높게 봤던 이유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데 있었어.
결국 가까우면 벙커링 멀면 더블컴 지롤해더던 양산형 물량 테란의 몰락과 함께 새로운 양산형 저그가 등장했지
양산형 테란들의 오리지널 설계도였던 두 위대한 게이머 이윤열과 최연성을 바른게 그 기폭제였어.
아직도 기억나는게 사이언배에서 마재윤이 최연성을 3:0으로 바른 다음날
어찌나 저그게이머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지 그 고집세기로 유명한 삼성준이 OSL에서 똑같은 빌드로 전상욱을 무난히 관광시켰다는 사실.
(삼성준이 원래 로템 최강저그에다 최연성이 아마시절 벽을 느낀 게이머였다는데, 이 친구는 스타일을 모르겠다.. 그냥 기본기가 괴물인것 같아
많이 먹고 많이 뽑고 유닛 죄다 움직이고 돈 절대 안남기고 1.07 시절때 저그들에게 느낀 트라우마가 딱 이런 향수였지 않나 싶다)
그러나 역시 본좌는 본좌답게 마재윤은 정작 자신이 정립한 빌드를 남용하지도 않았고 오용하지도 않았지, 후의 행보를 보면서 본좌는 본좌다란 생각이 들더라.



후반 경기력- 두말할것도 없이 하이브 이후의 파워지. 이전까지의 저그가 하이브에서 기대 한것이라곤
가디언 뽑거나(레이스와 사베에 종종 쓸리긴 했지만) 업글3업 찍을려고 또는 압도적으로 유리해서 울링으로 관광시킨다는 의미가 강했는데
마재윤이 최초로 자원이 뒷밤침된 하이브의 진정한 위력을 보여준 저그가 아닌가 싶다.
아드레날린 저그링(사기),디파일러(ㅋㅐ사기),울트라(뽀대가 사기),가디언(넌 사기 아님),디바우러(뭐 미네랄 150에 가스50? 인구수는 2?),나이더스커널(원리가 뭐냐...)
지금이야 이런 여섯가지의 강력한 무기들을 놔두고 왜 이전의 저그들이 그렇게 레어에 집착했는지 의문이 들정도인데
이전의 레어마스터들이 4가스 먹고도 앞마당 먹은 테란에게 종종 발린 방면(압권은 고인규에게 4멀티 먹고 진 박성준 in 아카디아)
마재윤은 3가스만 먹으면  멀티가 3개인 테란도 이길 수 있다는걸 보여줬지, 놀라운 효율의 차이야
하이브만 올라갔다하면 신들린듯이 저그의 가스 유닛들을 활용해 맵을 휘젓는 마재윤의 멀티테스킹은 전율이었어.
하이브만 올라간다면 저그가 괴물이 된다는건 이전의 저그들도 알고 있었겠지.
그렇지만 이전엔 마무리의 의미가 강했고 일반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자원이나 혹은 도박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던것 같아.
그러나 마재윤은 하이브에서 본격적으로 전투하고 해처리 상태에서의 빌드싸움이나 레어에서 하이브를 가능 능력이 탁월하지.
그리고 바로 그점이 평범한 저그와 마재윤을 갈랐던 운영력이었고 내가 알수 없는 부분이었어



3햇이 시나리오대로 먹히기만 한다면 테란의 무난한 관광이 예상되었고, 많은 테란들이 그렇게 졌어.
마재윤의 MSL 3회 우승뒤에 모든 선수들과 맵퍼들이 마재윤을 잡기 위해 칼을 갈았고
OSL은 dog테란맵, MSL은 dog플토맵 그리고 테란선수들은 초반빌드 싸움과 중후반 한타이밍으로 마재윤을 저격했지,
대표적인게 영혼을 실은 일도양단 '소울류'  테란의 진영수
그때부터였던것 같아 마재윤이 3햇을 버린게, 대담한 초반빌드 선택을 종종 보여줬고 마재윤의 선택은 종종 적중했어
하지만 빌드가 갈렸을 때도 있었고 불리한 레어를 맞을 때도 있었지, 그때부터 본게 마재윤의 저력이었어.
뮤짤도 안통하고 레어교전에서 승산이 없고 멀티마저 위태해도 마재윤은 꾸역꾸역 바퀴벌레처럼 밟혀도 죽지않고
스탑럴커와 저글링, 맵햅스컬지의 드랍쉽 테러, 병력의 움직임으로 테란의 신경을 분산시키며 시간을 끌면서 어떻게든 3가스의 하이브를 완성
하이브에서 본격적인 전투를 시작하면서 테란의 멀티를 말리는것과 동시에 전투에서 효율적인 승리를 이끌어 나갔지.
세간의 의견과는 달리 마재윤이라고 울트라를 안가는건 아니야, 3해처리가 완벽히 먹히던 시절엔 울트라를 종종 보여줬어
하지만 부대단위의 풀업이 아닌 이상 별 의미없는 울트라를 아슬하게 레어->하이브를 가서 역전하는 마재윤이 쓸수는 없었지
신한 3차,곰티비 1차의 롱기,리템, 사막여우의 저주앞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저그가 마재윤이었던건 당연한 일이었다 싶다.
예전엔 마재윤의 작두를 타는듯한 경기내의 정확한 선택들이 진짜 심안이나 이런 종류의 것인가하며 신비로워 했던적이 있지만
아마도 그건 얇게 조각내서  패턴을 파악하는 능력, 흔히 직관이라고 부르는 소량의 정보로도 빠르게 추리해내는 통찰력에 기반했던것 같아.
(최근의 이성은전이나 변행태 전을 보아도 아무리 마재윤이라고 해도 약간이라도 정찰이 안되면 별수가 없더라구)
난 이런 것들이 마재윤 운영의 진가라고 생각해





다음은 김준영, 7월 21일 박태민,박성준,마재윤에 이어 테란을 꺽고 우승한 4번째 저그를 이야기할 차례가 왔다.
OSL 결승무대 0:2 상황에서 3:2로 역전한 최초의 선수라는것 하나 만으로도 평범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아니란걸 알 수 있어


굉장한 컨트롤을 가진 저그고 개때,새떼,소때등의 관광으로 강력한 인상을 남겨주는 게이머이자
엄옹의 말에 의하면 마재윤과 쌍벽을 이루는 대인의 스케일 가진 훈반운영형 저그라고 하지.
이길때의 임팩트나 압도적 우위상황은 마재윤을 능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말을 하는것 같은데
난 김준영은 마재윤과 매우 틀린 저그라고 생각해.


예전에 김준영이 마재윤급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 이유로 꼽을 수 있는건
하이브상태에서 초반 빌드의 심리전이나 정보전에서 감각이 부족한 모습을 종종 보여줬었고 불리한 시작이 많았다는 것과(이건 요새 극복이 된듯)
대인배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하이브에서의 전투능력이나 운영에 집중하는 선수가 아니라는 사실이야.



다음 OSL 4강 5차전에서 김준영 특유의 운영을 보여주며 멋지게 승리를 장식 했었는데, 이 경기가 김준영을 정말 잘 보여주는 경기야.
환상의 뮤짤컨 이후에 저글링,럴커로 테란과의 교전에서 압승하거나 빈집털이, 무난하게 4~5가스 확보후 소수 디파일러,럴커,저글링으로 요소마다 버티기, 스컬지 베슬 격추,아드레날린 저글링으로 사방팔방 휘저으면서 가스 축적하며 풀업마치고 부대단위 울트라 뽑기-> 관광틱한 마무리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레어상태의 센터 교전에서 이기거나 빈집을 터는 거야,
그럴 상황이 못되었거나 센터에서 대승을 못거두었거나 해서 4~5가스를 확보못하거나 멀티를 털리거나 하면
김준영은 항상 하이브가서 똥줄타는 힘든 경기를 해 그런 상황에선 절대 김준영의 거대한 스케일의 후반운영은 아무리 대인배,대인배를 외쳐도 나오지 않아



김준영은 내 생각엔 박성준과 동급이거나 우위에 있는 컨트롤과 전투 능력(특히 레어단계)을 가진 저그고
평범한 운영능력을 컨트롤빨로 커버하는 선수야 단 이기는 시나리오를 아주 명확하게 가지고 있고 충실하게 수행하지
그러니까 김준영은 마재윤보다는 들이대지 않고 숨고르는 박성준에 가깝다고 생각해
물론 그런 시나리오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운영이 아니냐고 하면 그것도 맞는 말이지,
하이브에서의 운영만 따지더라도 예전부터 소수 디파일러와 소수 저럴로 병력을 막아내는 능력은 독보적이었니까


정리하자면 마재윤은 레어에서 버티고 하이브에서 이득을 취하는 저그고
김준영은 레어에서 이득을 취하고 하이브에서 굳히는 저그야
그래서 때관광이라는 임팩트적인면 탓에 김준영이 강력한것 같지만 실제 전적은 레어에서 똥줄빠지게 버티면서 하이브에서 전투하는 마재윤이 더 높은게 아닐까 한다.



그러나 이번 변형태와의 결승전에서 김준영은 자신의 특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


1경기는 예전에 잘 보이지 않던 과감한 초반빌드의 선택과 효과를 볼수 있었으나 SCV에게 본진 드론들을 잡히게 하는 실수를 하며 패배
2경기는 레어 단계에서 뮤탈,저럴로 대승하지 못한 김준영이 얼마나 하이브에서 고생하는지 잘 보여주는 경기였고
3경기는 에버05 결승전 5경기의 성준이를 연상시키는 준영이의 컨트롤러로서의 모습을 잘 보여줬고
4경기는 심타짜의 전진해처리 몬티홀 해법을 마재윤과 달리 과감하게 차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승리
5경기는 레어 단계에서 대승하지 못해 힘들게 갔던 하이브 경기를 역전, 좋은 수비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뒤 기어코 울트라까지 뽑아내며 승리



기본적인 컨트롤이 아주 강력한 저그인데다 초반빌드 심리전의 약점을 극복하고 하이브에서의 운영이 좀더 끈적해졌으니
준영이도 이젠 농담이나 설레발이 아니라 (테란전에선) 마재와 쌍벽을 이룬다고 평가할 때가 가까이 온것 같아.



나는 지금 저그가 보여주는 테란전에서의 강력함과 플토전에서의 약세에 관심이 많아
김준영은 특히 그 대표적인 선수이고 앞으로도 계속 흥미롭게 지켜볼 생각이야.


이제는 호감모드인 광폭한 변형태까지 포함해서 재밌는 결승 보여줘서 정말 즐거웠단 말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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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Attack
07/07/24 16:55
수정 아이콘
오우 멋진글입니다!! 에게 or 추게행을 외쳐보네요.

전체적인 내용으로만 보면 비슷한 글을 본것도 같지만

진짜 필력하나만큼은 대박이네요.
오소리감투
07/07/24 17:04
수정 아이콘
아, 이런글이 정말 스갤에 있는 건가요?
스갤은 너무 글이 많이 올라와서 안타까운 마음만 ㅠㅠ
07/07/24 17:06
수정 아이콘
박명수의 최고의 장기는 가난한 상태에서의 전투능력. 교전능력. 컨트롤.
실제로 박명수가 이기는경기의 대부분은 양쪽다 가난한경우가 많고..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거하게 먹고 싸우는 경우에는 상위 테란들에게 자주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박명수라고 하면 될듯.(이윤열전 in 롱기누스, 진영수전 in 블리츠등..)

반대로 마재윤은 '자신이' 원하는걸 취하는순간 절대 지지 않는. 실제로 마재윤이 3가스 파먹은 뒤에 진 경기가 거의 없다는것이 특징중 하나.

본문처럼 최저의 정보로도 빠른 판단을 해내는게 큰 특징이고.. 상대가 예상못한 플레이(변형태의 기습적인 생마린 달려오기, 이윤열의 패스트 스팀팩 마린, 이성은의 8시 이사하고 집짓기, 고인규의 랠리를 아에 해처리에 찍어놓고 소수병력이 계속 걸어오기.) 를 하지 않는한 거의 지지 않는. 살짝 보고 테란의 전체 병력 위치까지 다 꿰뚫는것이 마재윤의 최고 장기중 하나랄까.

실제로 인터뷰를 보면 최연식전에도 스탑럴커위에 올라갔는데도 '뮤탈로 뒤에 후속병력이 당연히 한부대 더 오는걸 알고 끌어오는장면' , 빈집들어갔을때 확신한게 1시에 테란병력이 얼만큼 오고, 7시에 잔여병력이 얼마나 있고, 테란이 얼마나 먹었고, 내가 얼마나 잡았으니 당연히 지금 이건 못막아. 라는게 바로 계산되었다는 점이나.. 진영수전 in 롱기누스2에서 보여준 일부러 럴커를 '돌아가면서' 버로우 해서 스캔을 막고. 이때 디파 가면 이레딧 많아야 한번. 수비병력으로 못막음. 이게 정확하게 계산되서 나오는 마재윤의 병력계산능력은 정말 경의적인 수준.

이게 마재윤 최고의 무기일지도...

마재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김준영이나 박명수는 '지는 전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마재윤은 '지는 전투를 하는 장면을 보기가 엄청나게 힘든선수' 라는것?

본문에 보충을 한번 달아보고... 본문 내용과 같은 어체를 쓴건 본문에 맞춰서 코멘트를 다는게 맞는거 같았기에 한것이니 양해부탁드립니다.


좋은글 잘봤네요.
改過遷善 FELIX
07/07/24 17:11
수정 아이콘
출첵.
신이 건들고 간
07/07/24 17:15
수정 아이콘
두글모두다 덜덜덜..
Judas Pain
07/07/24 17:24
수정 아이콘
FELIX님// 스갤에서 해주신 박태민과 마재윤에 대한 보충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07/07/24 17:25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이해할수 없는건 김준영 선수의 적절하지 못한 토스전 전적....
07/07/24 17:28
수정 아이콘
mew님// 그건 아마도.. 김준영 선수의 플레이가 정직한게 가장 큰 문제일껍니다.

정말 플토전을 잘하는 심소명이나 마재윤같은 선수들의 플레이는 한번 비틀고, 두번비틀고, 괴롭히고, 속이고.

정말 악랄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플레이 하는게 주특기니까요.

최근 김택용 VS 김윤환전을 봐도.. 몇차례에 걸쳐서 김윤환선수가 페이크를 넣었는지 보시면 괜찮을듯..

김준영 선수는 심리전을 넣고, 상대를 흔들고, 괴롭히는 타입의 선수는 아니니까요
Judas Pain
07/07/24 17:34
수정 아이콘
Leeka님 // 보충 설명 감사드립니다. 전 어느 커뮤니티에서든 경기력과 선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답니다. 그렇게 죽이어져나가는 선수의 경기력에 관한 이야기가 리그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키는 동력이라 믿습니다


박명수 선수에 관한 새로운 Leeka님의 글을 볼수 있길 조만간 기대해봅니다
Judas Pain
07/07/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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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감투님 // 스갤은 고정 닉넴임이라 하여 보는 눈이 좋으신 분들을 알아봐서 정기적으로 검색하면 좋은것 같습니다. 어느 커뮤니티던지 보는 눈이 좋으신 분들은 늘 있더라구요. 스갤도 정말 재밌는 곳입니다. 특히나 새벽엔
07/07/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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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입니다^^ 이런 글 자주 올려주시길.... 잘봤습니다!!
찡하니
07/07/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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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긴글이 단숨에 다 읽혀지네요.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07/07/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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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궁금한 것은
마재윤 선수는 본좌 치고는 평범한 정도의 뮤탈 컨트롤을 보여주고 김준영, 박명수 선수들 처럼 공격적인 뮤탈 운용을 통해서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것은 1.컨트롤 실력의 부재로 이 점이 나아진다면 더욱 더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는 부분 인지
2. 마재윤 식의 운영에서는 뮤탈 컨트롤에 집중하거나 무리해서 운용하는게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더 나은건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길찾다길잃어
07/07/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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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이득을 보지 않는다면 굳이 무리하지 않는게 특징이죠.
뮤탈을 잃지 않음으로써 레어에서 한방싸움할때 저럴과 뮤탈로 확실히 승리한다거나 가디언의 재료로 사용하는 등
본인 스타일에 맞는 방법을 추구하는 거죠 ..
BuyLoanFeelBride
07/07/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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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o님// 전 2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재윤 선수는 뮤탈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유리하다 싶으면 그냥 소위 꼬라박아버리죠; 그렇게 바꿔주는 게 박성준 선수처럼 미친듯이 컨트롤에 집중해주는 것보다 훨씬 유리할 때만 말입니다. 이긴다는 확신이 있으니까요. 굳이 그걸 미세하게 컨트롤해주느니 대국적인 운영을 중시하는 거겠죠. 저그계의 최연성이라고 해야되나? 전 오히려 전성기 김정민에 가까운 저그라고 생각했었습니다. 51%의 우위만 차지한다면 0.5%, 1%씩 그 우위를 늘려가면서 절대 지지않을 정도의 계산력을 가진 저그랄까... 본좌가 되어버린 지금은 불필요한 말이지만요.
07/07/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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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o님// 이런 비유로 말해도 될런진 몰르지만,

박성준선수는 이길확률이 30%만 되도 공격하고
김준영선수는 60%가 되면 공격한다면,
마재윤 선수는 90%가 넘어가야 싸운다고 하면 될까요..

마재윤 선수의 전투 성향은 '확실히' 승리 할수있는 견적이 나오지 않으면 잘 싸우지 않고 상대의 병력의 위치, 양, 테크, 체제등을 파악하기만 하면서 시간만 버는것이 가장 큰 특징중 하나니까요.

위에도 적었지만, 실제로 마재윤 선수가 전투를 해서 지는(손해보는) 경우는 ㅈㅈ 타이밍 이외엔 거의 없습니다.

일반적으론 뮤탈로 병력, 테크, 상황만 확인하고 디파 이전에 테란의 진출병력때 막는용도로 보통 소진시킵니다.

이윤열전 in 롱기누스를 보시면 '럴커가 달려들기 바로전에 뮤탈이 달려들어서 마린 총알받이로' 소멸한뒤에 럴커가 버로우해서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도 있고.. 그런것들을 참고하시면 괜찮을듯 하네요..

위에서 이기는, 지는은 크게 봐서 '전체적인 전장의 유리도' 정도로 보시면 된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찡하니
07/07/24 18:31
수정 아이콘
김준영 선수 스타일은 싸워서 이긴다라고 하면
마재윤 선수의 스타일은 이겨놓고 싸운다라고 할까요.
두 선수 다 상황판단이 기가막히지만 싸우는 타이밍은 참 다른 것 같아요.
엘케인
07/07/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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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습니다.
07/07/2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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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 기억에 아이옵스 결승전은 이윤열선수가 박성준선수를 3:0으로 끝낸것으로 기억합니다. 에버스타리그에서 이병민선수를 3:2로 누르고 우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수정부탁드립니다.
Judas Pain
07/07/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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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L// 감사합니다. 하마터면 오류를 지나칠뻔 헀네요, 수정하겠습니다
나두미키
07/07/2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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改過遷善 FELIX님// 어떤 글인지 모르지만. 보충설명글 부탁드립니다.

정말 좋은 글입니다.... 아.. 그냥 술술 읽혀 내려가네요.... 추게로!!!
Adrenalin
07/07/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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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블링크를 읽었던 사람으로 아주 재밌네요.
07/07/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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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선수의 강점이 컨트롤인건 맞지만 레어상태에서 이득을 보는 저그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 테란들이 레어상태에서 몰아붙이기 때문에 그시점에 승패가 갈린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구요. 오히려 레어단계 떄
싸우는 타이밍을 잘못잡아서 완전히 망해버린 경기가 많죠..
투명드래곤
07/07/2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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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센터에서 돌면서 시간 끄는 방법을 완전히 정립한 것도 3해처리와 하이브 운영 못지않은 큰 공헌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4, 5가스 먹은 저그들이 하이브 가다가 한방에 밀리는 경기가 정말 많았었는데.. 요즘은 앞마당만 먹고도 꾸역꾸역 디파일러는 뽑아내니까요.
그리고 사실 이런 것들을 모두 마재윤 선수의 공으로 돌릴수도 없지 않을까 싶네요. 테란전의 거의 모든 것을 집대성해서 저그의 양산형(?)까지 만들어낸 것이 마재윤 선수이기는 하지만.. 박성준-박태민 선수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운영과 뮤탈짤짤이의 발전을 이루어낸 다른 선수들이 묻혀버리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
그나저나.. 몇년전만 해도 "로템 완전 테란맵 아닌가요? 저그로 테란을 어떻게 이김?" 뭐 이런 얘기가 나오면 "zergman이랑 ipxzerg 리플은 보고 얘기하는거냐" 같은 반응이 나왔던 기억이 나는데.. 삼성준 선수는 언제 우승 한번 해보나요?
Judas Pain
07/07/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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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드래곤 님//현재 양산형(교과서쯤?) 저그의 바탕이 된걸로 사람들이 종종 꼽는게 박성준 선수의 저럴 컨트롤, 뮤탈 뭉치기와 짤짤이 컨트롤의 발전, 한빛 저그들의 디파일러 활용, 서경종 선수의 쉽게 뮤탈뭉치는 기술의 발견,(잘 언급이 안되는듯 하지만) 박태민 선수의 병력으로 시간끄는 운영의 묘 정도인것 같습니다. 마재윤 선수는 사실 이 모든것들을 집대성하고 자신의 독특한 능력으로 심화시킨 천재에 가깝긴 합니다. 잘 모르는 부분은 최대한 피하다보니 양산형 정립에 대해 좀더 제대로 된 애기를 못했던것 같습니다.... 혹시 좀더 알고 계시면 썰을 풀어 주실 수 있을까요 듣고 싶네요

캇카님 //김준영 선수의 부대지정이 순간 꼬여서 지는 경우를 본적이 있기는 한데, 예나 지금이나 레어 전투후 하이브 운영의 양상이 갈린다는 점에서 레어에서 이득을 취하는 저그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Adrenalin님 //블링크와 싱크를 요새 같이 읽고 있습니다. 서로 보완이 잘 되는 궁합인듯. 마재윤의 한번 휙 보고 정확게 계산하는 그 통찰력은 뛰어난 블링킹(직관) 말고는 잘 설명이 안되더군요 보면서 저도 흥미진진 했습니다.
유동닉
07/07/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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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뭔가 이 글은 저하고 굉장히 의견이 다른데 관심가지는 저그 유저들이 달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조용호보단 박경락, 박태민보단 박성준(T1)을 관심있게 지켜봤었기 때문인지.. 그래서인지 김준영이 레어 저그라는 결론도 저랑 정 반대.. 저는 김준영을 마재윤과 더불어 대표적인 하이브저그로 봤었는데.. 레어 저그라면 홍진호 박성준(T1) 변은종 정도.. 한 번 생각을 정리해서 코멘트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Judas Pain
07/07/2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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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김준영 선수는 하이브 저그죠, 레어에서 이득을 본다 뿐이지.. 이전 레어에서 끝을 보려했던 레어마스터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무척 듣고 싶네요;;;
투명드래곤
07/07/2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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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별로 아는것도 없는데다 그나마 아는걸 글로 쓰는 재주는 더 없어서요..
다른 고수분이 나타나 주시지 않을까 기대만 하고 있습니다. ^^;;
Judas Pain
07/07/24 21:37
수정 아이콘
기다리는것도 좋지만, 역시 저질러 보는게 재미있죠+_+
Adrenalin
07/07/24 21:41
수정 아이콘
Judas Pain님// 마재윤 선수처럼 직관으로 판단하고, 논리를 나중에 찾는 사고방식을 심리학에서 Deliberation-Without-Attention 효과라고 하죠. 슈퍼파이트에서 임요환 선수와의 경기에서 극단적으로 잘 드러나있다고 생각합니다. 앞마당 커맨드센터를 조기에 확인하지 못 하면 본능적으로 전맵으로 저글링을 돌리는 플레이같이 말이죠.

그런데 과연 이러한 능력을 연습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선수마다 타고난 것이라 이 능력이 부족한 선수는 다른 부분을 연습해 이 갭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걸까요?
유동닉
07/07/24 21:53
수정 아이콘
3해처리 이후 하이브를 가는 운영은 조용호 외에 박경락 선수가 있었습니다. 삼지안 드랍으로 유명하지만 막상 초반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하이브를 가는 경기가 더 많았거든요. 박경락이 '앞마당트릭10햇-12풀-3드론-앞마당완성되자마자 크립- 스포닝풀 완성되자마자 성큰 - 훼이크 3드론 - 계속 드론 - 18/18쯤에 300 모이면 해처리 - 오버로드,가스'라는 대충 하는 벙커링을 막을 수 있으면서도 미친듯이 부자가 되는 빌드를 가장 먼저 사용했었구요. 최연성 이전의 당시 테란은 이 빌드를 상대로 투배럭가고, 베슬 이후 앞마당을 하는 고전적 빌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멀티가 서지훈식 아카데미-커맨드-팩토리 정도) 사실 9무탈 뽑고도 완전히 꼴아박지만 않으면 멀티 2-3개 정도할 미네랄과 러커 8마리쯤은 뽑아낼 여유가 마련될 수 있었죠. 이 여유를 바탕으로 조용호도 박경락도 하이브를 가서 성공한 멀티를 바탕으로 소수 가디언-울트라 콤보로 무난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죠.

그런데 최연성식의 극초반 더블커맨드가 나오면서 3햇은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블 커맨드의 물량 폭발 타이밍에 3햇은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밀렸죠. 심지어 성큰 하나 덜 짓다가 더블까지 한 테란의 타이밍에 앞마당이 뚫리던 굴욕의 경기도 종종 있었구요. 이 시절쯤이 한 04년 정도, 최상위권 저그들이 중상위권 테란만 만나도 무너지던 때였을 겁니다.

그리고 나타난 게 2햇 러커-4햇 저럴의 박성준이었구요. 질레트때의 그 모습은 다들 아실테니...그 때의 뚫기 컨트롤은 정말 전율이었는데, 아마 Ever 05때인가 16강 대 전상욱 in 라오발 전에서 컨트롤 싸움으로 패배한 이후부터 박성준식 4햇 저럴 뚫기는 나오지 않은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직전 MSL 32강에 좀 비슷한 모습이 나와서 사람들이 박성준 클래식을 연호한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박성준의 뮤짤도 등장했는데, 이 때의 뮤짤은 주로 SCV를 공략함으로써 더블커맨드의 효율을 낮춰버리는 측면이 강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걸 빠른 하이브 (지금의 하이브 저그들의 하이브 타이밍은 거의 무탈 7기 후 멀티 방어와 스탑러커를 위한 러커 4기 정도 뽑고 챔버도 러커 공업이 아닌 울트라 방업을 준비하며 바로 퀸즈네스트로 가는 수준이죠.)랑 연결시킨 게 마재윤이라고 생각하구요. (우주배 MSL 16강에서 대 이윤열과의 경기에서 무탈은 사실 별로 죽인 유닛은 없죠.) 마재윤의 3햇은 너무 유명해서 다들 아실테니..

그리고 마재윤은 12햇으로 시작하는 3햇이 어느 정도 분석되었다 싶을 때는 별 걸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 기억이 납니다. 아카디아에서 원종서가 3햇 노리고 나왔을 때 2햇 무탈, 롱기누스에서 자주 보여주는 9드론 6저글링 이후 3햇 운영, 리템의 5드론, 해설자가 답답해하는 게 아니라 감탄하기 시작한 디파일러 컨트롤 등.. 방송사와, 맵과, 다른 선수와, 같은 팀 선수의 스나이핑마저도 모두 다 피해내며 양대 결승 진출 후 온겜 우승을 이뤄내던 모습은 정말 대단했죠. 그리고 이 친구는 레어단계에선 거의 안 죽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하이브 이후의 전투보다도 엄청 불리한 맵에서도 레어에서 하이브를 '어떻게든(스탑러커를 쓰든 저글링을 돌리든 노성큰으로 버티든)' 넘어가는 능력이 더 돋보인다고조차 말할 수 있을 정도죠. 바꿔말하면 레어단계에선 승부를 거의 안 건다고도 볼 수 있구요. (해처리때 저글링 몰빵은 종종 하지만)

그리고 김준영이 여기에 기여한 건 나이더스 커널의 대중화라고 생각하구요. 김준영의 디파일러도 정말 일품이죠. 스웜 쳐지는 위치가 레어저그들에 비해 독보적입니다. '어라 여기?' 싶은 곳에 두번째 스웜을 치는데 전투하고 있는 걸 보면 쓸모있는 위치라는 걸 깨닫죠. 아마 글쓴 분과 제 의견이 다른 게 이 부분 같은데, 김준영 선수는 뮤컨은 엄청 좋지만 레어단계에서의 저럴 싸움은 그저 그렇습니다. 박성준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건 제 개인적 생각이지만 변은종보다도 떨어집니다. (변은종은 요새 하이브저그 타이밍을 안 따라가고 러커를 몇 마리 더 뽑으니 그럴 수도 있지만요.)
Judas Pain
07/07/24 21:57
수정 아이콘
블링크의 저자는 누구나 갖고 있다고 했지만,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선 체계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건 센스의 영역이고 어느정도 타고나는게 굉장히 강한것 같습니다. 마재윤 선수는 연습량 자체가 굉장한 게이머는 아닌걸로 알고있고 그런면에서도 봐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직관(본능)을 방해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는 알기 쉽습니다. 감정,논리,감각(경험적인 오감에서의 그 감각) 등등, 직관이란 전 가장 기초적인 패턴을 읽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이 넷중 강한 부분을 타고난다는게 제 생각이고 약한 부분은 보통 강한 부분의 강화와 도움으로 메꾸어 나간다고 봅니다. 다만 직관이 강한 사람은 굉장히 희귀한 편이라 특별하게 보이고 선점 효과를 누리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직관을 키우는 제가 아는 유일한 방법은 선(禪)입니다. 게으름(고요함) 속에서 찰나의 생각(필? 정확히 표현되는 단어가 없군요)을 잡는 훈련이죠. 마재윤 선수 아마 잠이 많을것 같습니다.
유동닉
07/07/24 21:59
수정 아이콘
아 김준영보다는 마재윤을 눈여겨 봤기 때문에 또 김준영이 레어단계 전투에서 실패하고 GG친 경기들 목록이 빨리 안 떠오르네요;; 저렇게 주장해놓고 근거를 못 내세우니 참 민망해짐;;
광통령
07/07/24 22:07
수정 아이콘
유동닉님/// 리템 이성은선수와의 경기가 예로 될수 있겠네요
Judas Pain
07/07/24 22:26
수정 아이콘
끄덕, 뮤탈컨은 쩔지만 저럴이 합세한 교전에서는 그저 그렇다는 얘기군요..
전 가끔 김준영 선수가 어이없이 레어 교전에서 대패할때 평소와 같은 상황에서 평소같은 움직임이 전혀 안나와서 뭔가 꼬여서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레어에서 이득을 보고 대승하지 못하면 하이브가서 힘든 경기하는건 분명히 나타나는 양상이긴 한데.. 음... 그런데 박성준 선수 지금도 레어에서 시간을 좀 오래끌고 럴커와 저글링을 좀더 많이 사용하지 않던가요? 한방에 끝내는 타이밍에 찌르는 능력은 제가 본 저그 중에서 최강이긴 합니다. 이건 김준영 선수가 따라갈수 없는 능력이죠

저그의 양산형 3햇 발전 역사 잘 봤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더해져 발전되어 나간 것이군요.
유동닉
07/07/24 22:44
수정 아이콘
Judas Pain님// 사실 저도 김준영 선수 하면 떠오르는 게 스웜의 절묘한 위치랑, 레어에서 저럴 싸먹기 실패하고 GG치는 거 밖에 없어가지고.. 헤헤;; // 박성준 선수 근래에 테란전 자체를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최연성 선수와의 그 경기를 제외하면 아카디아 vs 최연성 저글링으로 끝낸 경기 정도 기억나네요;;; 테란전 강자 3인방(마재윤-김준영-박명수. 전 사실 박명수-김준영이었는데 이젠 OSL 우승도 했으니..)에서도 밀린지 옛날이라 최근 경기를 자세히 보질 못했어요. 댓글 전체가 모른다 모른다 투성이네요 ^^;
Judas Pain
07/07/24 23:05
수정 아이콘
아뇨 재밌게 잘봤습니다. 새로 알게된 것도 많고요 역시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게 확실히 즐겁고 유익한것 같습니다.^^
저도 경기 다시 함 뒤져봐야겠네요
유동닉
07/07/24 23:55
수정 아이콘
Judas Pain님// 저도 항상 님의 글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릴게요^^
카오스돋하
07/07/25 00:38
수정 아이콘
테란의 대저그전 후반 운영에서 다크스웜 때문에 어차피 공격이 안통할 바엔 디파일러를 줄여주고 최대한 오랜시간 3번째 4번째 5번째 멀티를 견제해줄 정도의 적당한 병력으로 센터만 돌아다니면서 테란도 3,4 멀티를 빨리 가져가서 공중을 장악 하는건 현실성이 없는 대안일까요?
아니면 플토의 대 테란전 처럼 쥐어짜내서 배틀 한기 뽑고 쥐어짜내서 야마토 개발하고 하면서 배틀을 모은다거나 하는 체재 역시 무리인가요? 배틀은 캐리어 처럼 스컬지에 취약하지가 않아서 디파일러만 잘 줄여줄수 있다면 그리고 플레이그를 이성은 선수처럼 리스토레이션으로 막아 줄수 있다면 모으는 체재도 괜찮을것 같습니다만.
Judas Pain
07/07/25 04:45
수정 아이콘
예전에도 저그와의 후반전에 배틀을 모으는 테란이 있었습니다, 쓸만하기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레어에서 버티는 저그에게 배틀+마메는 잡을 유닛이 딱히 없었습니다)

어느 분의 말씀대로 테저전에서의 배틀은 서로 자원을 다 파먹고 가난할때야 위력이 드러나는 유닛이라고 봅니다.
압도적 우위의 상황에서 배틀은 약간 계륵이고(없어도 이기니) 서로 먹을 만큼 먹고도 더 먹을 수 있는 상황에서 중앙 개활지에 나온 느릿느릿한 배틀은 공략할 수단이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화가 안되는 잉여자원이 지나치게 많다면 저그가 눈치를 못챈 상황에서 스타포트를 다수 건설해서 한번에 찍어내는 방식은 한번 시도해 봄직도 할것 같습니다.
마음의손잡이
07/07/25 09:22
수정 아이콘
정리가 됩니다. 잘봤습니다
07/07/25 09:43
수정 아이콘
대단한 분석들입니다 잘봤습니다. 글 보면서 느낀점은 마재윤 김준영선수의 테란전에는 경의를...
07/07/25 16:07
수정 아이콘
김준영의 미칠듯한 레어전투력은 06후기리그 최연성전 신백두경기에서 잘나왔죠.전 단순히 김준영선수의 온리뮤탈컨보다 저럴이 합세되었을때의 전투력이 더 백미라고 봅니다.저럴뮤탈컨을 컨디션좋은 김준영만큼 소화하는 선수는 단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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